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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가붕가 레코드라는 레이블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그대는 이미 인디음악계에 관심이 지대한 분임이 틀림없다. 지금은 아니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이 히트를 기록하면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속 뮤지션의 면면을 살펴보면 자기 나름의 고집스런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알찬 레이블이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5월 30일 현재 붕가붕가레코드 홈페이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제대로라는 부사는 완전히 닫힌 홈페이지라는 뜻이 아니고, 몇몇 링크들의 연결고리가 무너진 듯 하다는 뜻이다. 레이블 행정담당 직원의 관심을 촉구한다.
문제적 남자라는 퍼즐 혹은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에 붕가붕가 레코드를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자신이 뮤지션이기도 한 나짐수가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아래의 인용은 2016년작 나잠수의 솔로 1집 앨범 <Till The Sun Goes Up>에 대해 붕가붕가레코드 대표인 곰사장이 작성한 리뷰이다. 뮤지션으로서의 나잠수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댄스 음악’을 만들어내는 나잠 수의 감각은 확실히 천부적이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로서 국내의 크고 작은 페스티벌 무대를 석권한 것도,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인 글래스톤베리에 두 차례 초청을 받은 것도, 그리고 최근에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본의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된 것도 그가 만들어 낸 음악이 춤추기에 그지 없이 좋은 음악이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런데 나잠 수에게 술탄이 하고 있는 훵크/디스코는 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 안에서 어디까지나 한 단락일 뿐. 그래서 그는 바쁜 밴드 활동의 와중에도 꾸준하게 다음 단락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13년 첫 솔로곡인 ‘울어요 그대’를 발표할 때만 해도 아직 희미했던 밑그림은 2016년 초 두 개의 싱글 ‘맥스 러브’와 ‘사이버가수 아담’을 통해 명확한 형태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2016년 10월, 그가 구상해 온 ‘댄스 음악의 연대기’의 다음 장이 개막한다. 나잠 수 솔로 1집 [Till The Sun Goes Up]와 함께.
‘술탄’의 음악이 70년대의 전설적인 TV쇼 ‘소울 트레인’에서 주로 들을 수 있던 소울/디스코의 클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나잠 수’의 음악은 80년대 막 출범한 MTV에서 볼 수 있었던 신디사이저 중심의 댄스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전자악기의 등장으로 음악이 격변을 맞이하고 있던 그 시절 등장했던, 훵크와 록과 신스팝과 뉴웨이브를 결합한 테리 루이스(Terry Lewis)와 지미 잼(Jimmy Jam), 그리고 프린스(Prince) 등의 미네아폴리스 사운드를 당시 음악인들이 사용했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통해 재현하는 것이 나잠 수 솔로의 1차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맥락을 몰라도 음악을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리고 즐긴다는 부분만을 생각한다면, 사실 이 음반은 ‘댄스’라는 기능에 충실하다. 아날로그 드럼 시퀀서로 만들어진 록킹한 일렉트로 비트가 일단 척추를 직격한 후에 신디사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악기들이 훵키한 연주로 그 느낌을 돋운다. 더블 타이틀곡인 ‘ZomB-Boy (feat. 넉살)’과 발매 전에 다양한 경로로 선공개했던 ‘Pink Lips’, ‘맥스 러브’,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왜때문에’ 같은 트랙들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한다.
더불어 음반 제목과 동명의 더블 타이틀곡 ‘Till The Sun Goes Up’을 비롯, ‘아무말’이나 ‘불꽃’ 같은 곡이 예전의 나잠 수한테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팝’의 정서를 물씬 품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에 그의 목적이 댄스를 넘어서 좀 더 넓은 영역으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그의 주특기인 춤추기 좋은 느낌을 극대화하며 동시에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나잠 수의 음반은 그의 야심과 역량을 100%로 발휘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작곡부터 녹음, 믹싱, 마스터링, 심지어 디자인과 뮤직비디오까지 도맡아 진행했던 밴드에서의 작업과 달리 이번 솔로 작업에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일부 곡의 작곡/편곡 및 녹음에 솔로 활동을 함께 하는 밴드 ‘빅웨이브즈’의 멤버 백창열이 참여한 것을 비롯, 더블 타이틀 ‘ZomB-Boy’에는 힙합계의 신성 넉살이 피처링했고, 신세하와 로보토미 의 리믹스 트랙이 보너스로 들어가기도 했다. 음악 작업 외에도 커버 사진은 박수환, 디자인은 김기조가 맡았고, ‘비보이들이 좀비가 되다’는 컨셉트로 마이클 잭슨의 ‘Thriller’와 ‘Beat It’이 만난 듯한 ‘ZomB-Boy’의 뮤직비디오는 레드벨벳, 태민, 오혁&프라이머리의 비디오에서 뛰어난 감각을 드러낸 바 있는 영상그룹 GDW가 연출했다.
1집 발매와 함께 시작될 솔로로서 나잠수의 활동은 발매 직후인 10월 30일(일) 발매 기념 할로윈 파티 ‘ZomB-Boy Domination’에 이어 11월 27일(일)의 단독 공연까지 숨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그의 밴드 ‘빅웨이브즈’의 동료 백창열(기타)과 김지인(베이스)와 함께 할 그의 앞으로의 활동은 앞으로 꾸준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의 28번째 음반. 나잠 수의 레이블 ‘프로덕션 나잠’과 공동 제작했다.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문제적 남자에 출연한 문제적 게스트로서의 나짐수(본명: 나진수)에 관한 팩트를 정리해 본다.
첫 등장부터 다른 게스트와는 차이가 있다. 세트의 뒷문에서 등장하는 것이 보통인데, 최초로 창문을 열고 등장한다. 좀 산만한 그의 인성이 엿보인다. 창의성의 원동력이리라 좋게 이해하려 애써 본다.
자신의 개인 프로젝트의 곡인 <맥스 러브>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분홍색 자켓을 입은 채, 좌우 한 손에는 각각 책을 들고 까불락거리며 등장하고, 문제적 남자 멤버들은 어리둥절한 채로 바라만 본다. 첫 인상은 산만하고 까불락거리며, 남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상당히 비호감형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를 하는데 책상에 머리를 부딪혀 예능신 강림하게 하는 능력을 시전하신다. ㅋㅋㅋ
문제적 남자에서 소개한 팩트들을 정리해 보자.
진수라고 불리는 오늘의 문제적 게스트. 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음악으로 음악계를 접구한 인디계 아이돌 SULTAN OF THE DISCO(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나짐수이다. 괴상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영국 최대 음악 축제에 한국 밴드 최초로 초청 공연을 했다. 해외에서 상당한 마니아 팬을 형성한 SULTAN OF THE DISCO(술탄 오브 더 디스코).
가수 나짐수의 반전 과거를 살펴본다.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졸업하고, 오디오 정보 분석학 석사를 수료했으며, 대학원 재학시 직접 고안한 장갑 악기로 국제 학회에 참석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풍부한 과학 지식에 독특한 음악성까지 박학다식한 뇌섹남으로서의 나잠수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적 남자의 소개이다.
전현무가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인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타라고 하는데 어떤 연유인지 질문을 했다. 이장원이 대신 대답하기를, 인디계라는 곳은 댄스가 결여되어 있는 사회인데, 그들은 디스코의 술탄이듯 화려한 댄스 실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라는 답변을 했다. 또한 예명인 나잠수는 "나 잠수"가 아니고 "나잠 수"이며 띄어쓰기를 정확히 해서 불러 줄것을 당부했다. 마치 대변인이라도 된 듯 이장원이 나잠 수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문제적 남자 1주년 당시 게스트 추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이장원이 나잠 수를 추천했다는 것이다.
나잠 수가 속해 있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추구하는 음악은 정통 디스코라고 확실하게 대답했다. 제작진이 준비한 뮤직비디오 한 편이 소개 되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나잠 수씨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여기에 소개된 곡들은 다음과 같다.
1. 특유의 의상, 신선한 가사, 코믹한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일본으로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 중인 곡, <Oriental Disco Express>
2. 나잠 수의 개인 프로젝트 곡 <맥스 러브>. 문제적 게스트로서 자신이 첫 등장할 때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3. <웨ㅔㅔㅔㅔ>의 뮤직비디오 제작에 기획, CG작업, 의상, 소품 등의 부문에 참여
4. <탱탱볼>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대표하는 대단한 곡이라는 이장원의 설명.
2014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공연했던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2016년 12월 일본 메이저 레이블 VAP와 계약을 맺고 일본에서의 본격적 활동의 시동을 걸었다고 한다. 나짐 수가 직접 밝힌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참석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여기에서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울산에서 매년 개최되는 에이팜 쇼케이스와 처용문화제와의 재미난 관계 속에서 펼쳐진다. 그 에피소드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다시보기 링크를 클릭하자.
아래의 짤은 나잠 수가 NIME(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w interface Musical Expression)에 참석한 에피소드와 관련있다. 음악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컴퓨터를 활용한 음악적 표현 최신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국제적인 행사라고 한다. 당시 나잠수는 센서달린 장갑을 악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손 모야이 구부러지는 형태에 따라 아에이오우 소리가 달리 나오도록 장갑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 장갑 악기를 시연하는 짤이다.
나잠 수가 등장할 때 느꼈던 산만하다는 정서가 이유가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그의 생활기록부에 관한 짤을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문제적 남자에서 소개된 나잠 수의 생활기록부에는 담임 선생님의 또박또박한 필체로 ".....은 좋으나 산만함."이라고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아, 산만한 나잠 수. 그래서 그런 음악을 하나보다.
서울대학교 출신들이 잔뜩 모여 '지속가능한 딴따라질(Sustainable DoReMi)'을 하고 있는 붕가붕가레코드의 레이블의 성격에 걸맞는 딴따라스러움을 펼치고 있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혹은 나잠 수의 음악적 혹은 사업적 발전을 기원한다.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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